싸다고 덜컥 사지 마세요
귀농을 준비하면서 처음 느낀 현실 중 하나는 "사람 손만으론 안 된다"는 거였다. 밭을 처음 갈아보려 삽을 들었을 때, 이건 노동이 아니라 고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농기계를 찾기 시작했고, 가격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트랙터 하나가 천만 원이 넘는 경우도 있고, 관리기조차 수백만 원대였다. 그래서 대부분의 예비 귀농인들처럼 나도 중고 농기계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고는 '싸고 괜찮다'는 환상만으론 부족하다. 실수 한 번이면 쓸 수 없는 고철을 안게 되는 게 바로 중고 시장이니까.
이번 글에서는, 내가 직접 조사하고 귀농 선배들에게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중고 농기계 구매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와 준비사항을 정리해본다.
1. 농기계 종류부터 정리하자
농기계도 무작정 알아보면 끝이 없다.
귀농 초기, 정말 필요한 기계는 한정적이다. 소위 장비빨이라고 많은 농기계가 있다
그러나 나는 예비 귀농 단계에서 우선 고려할 농기계 3종을 찾아보았다.
종류 | 용도 | 참고 |
트랙터 | 경운, 관리, 운반 등 다목적 | 다양한 작업기 부착 가능 |
관리기 | 소형 밭갈이, 제초 등 | 좁은 밭에 적합 |
분무기 | 병해충 방제 | 동력식/수동식 있음 |
2. 새 제품 vs 중고 제품, 어떻게 선택할까?
솔직히 말하면 나도 처음엔 무조건 새 제품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산도, 실제 활용도도 현실적이어야 했다.
항목 | 세 제품 | 중고 제품 |
장점 | 보증기간, 내구성, 최신 기능 | 저렴한 가격, 빠른 구매 가능 |
단점 | 고가, 초기 비용 부담 | 수리 위험, 상태 편차 큼 |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초보 귀농인은 중고부터 시작하되, 철저한 사전 확인이 필수다.
3. “농기계은행” 활용부터 확인하자
다행히 귀농 초기에 '농기계은행'을 알게 됐다. 이건 지자체나 농협,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장비 임대 시스템이다.
- 장점: 초기 비용 절감, 수리/보관 부담 없음
- 단점: 원하는 시간에 대여가 안 될 수 있음, 인기 장비는 예약 경쟁 있음
농기계 구입 전 1~2회 대여해 직접 사용해보고, 정말 필요한 장비인지 판단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4. 중고 구매 전에 준비해야 할 5가지
① 사용 목적을 명확히 하자
어떤 땅에서 어떤 작업을 얼마나 자주 할 건지 정리해야 한다.,
작업 빈도, 토지 크기, 작물 종류에 따라 필요 장비는 완전히 달라진다. 계획 없이 사면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용도 없이 “싸길래” 샀다가 창고에 처박히는 경우 많기 때문이다.
② 현장 방문은 필수다
사진으로 괜찮아 보여도, 시동이 안 걸리거나 오일이 새는 경우가 많다. 직접 가서 보고, 조작해보고, 소리까지 들어봐야 한다.
엔진 시동, 기름 새는 곳, 부식 상태, 주행 가능 여부 등을 꼭 확인해야한다.,
③ 수리 가능한지 확인하자
중고는 고장 시 수리 가능한 게 중요하다. 부품 수급 가능한지, 인근에 수리점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자.
해당 모델이 오래되었거나, 부품 단종이면 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근 수리센터에서 해당 모델을 취급하는지 먼저 확인하자.
④ 등록 및 이전 절차 체크
트랙터 같은 장비는 등록과 보험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전 등록이 안 되면 보조금 지원에서 제외될 수 있다.
트랙터 등 일부 농기계는 농기계 등록 및 보험 가입이 필요하기때문이다
이전등록을 안 하면 보조금 대상 제외나 책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⑤ 매매계약서는 꼭 쓰자
지인 거래라 해도 반드시 간단한 계약서를 써야 한다. 구두로만 약속하면 나중에 분쟁 시 골치 아프다.
싸게 사는 게 아니라, 잘 사는 것이다
귀농 준비를 하며 느꼈다. 중고 농기계는 가격보다 정보력이 중요한 시장이다.
남들보다 싸게 사는 것보다, 내게 꼭 필요한 기계를, 실수 없이 사는 것이 더 현명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통해 저처럼 귀농을 준비하는 분들이
덜 헤매고, 덜 후회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시길 바한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 거래 시 주의사항과 사기 예방법을 포함한 중고 농기계 안전 거래 실전 가이드를 이어서 정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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