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귀농인 5

[청년 귀농 실천 가이드 #62] 현실은 거기 없었다 – 기대와 다른 시골 마을의 민낯

내가 생각하고 말한 정착지 답사기귀농 정착지를 고민하며 여러 지역을 발로 뛰어다녔다. 인터넷에서는 ‘살기 좋은 마을’이라며 홍보성 기사와 성공담이 넘쳐났고, 사진 속 풍경은 마치 동화 같았다. 그래서 더욱 기대를 품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직접 가 본 그 마을에서 내가 본 것은 조금 달랐다. 오늘은 ‘기대와 현실의 간극’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진 속 풍경은 진짜일까?”정착지 1순위로 생각했던 A 마을. 행정복지센터 홈페이지에는 꽃길, 마을 공동체 행사, 정겨운 인심이 가득한 사진들이 가득했다. 그런데 내가 갔던 날은 한여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였다. 잡초가 무성한 도로 옆, 텅 빈 텃밭,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는 길. 그곳은 '사람이 살고 있는' 느낌보다는 '사람이 떠난' 느낌에..

귀농과 귀촌 2025.07.18

[청년 귀농 실천 가이드 #60] “빈집의 현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 내가 마주한 시골 주택 구하기”

귀농을 결심하고 정착지 탐색에 한창이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땅도 봤고, 사람도 만나봤고, 분위기도 파악했는데… 정작 살 집은 어디서 구하지?”그러고 나서야 깨달았다. 귀농의 시작은 집부터라는 것을.귀농은 단순히 이사 가는 게 아니다.이건 삶터를 바꾸는 일이고, 일터와 주거지가 동시에 하나가 되는 공간을 구하는 작업이다. 그런데 막상 빈집이나 주택을 직접 알아보려 하자,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녹록지 않았다. “빈집 많다면서요?”– 실제로 보면, 살 만한 집은 별로 없다귀농 선배들이나 뉴스 기사에서는 "시골에는 빈집이 많다"고 말한다.그 말이 틀리진 않다. 실제로 마을을 돌다 보면 사람이 살지 않는 듯한 집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대문은 녹슬고 마당엔 잡초가 자라 있고, 창문..

귀농과 귀촌 2025.07.17

[청년 귀농 실천 가이드 #57] 귀농인의 일주일 루틴 공개 – 계획 없는 삶은 없다

귀농을 준비하면서 시골의 생활이 마냥 느릴 거라고만 생각했다.“아침 해 뜨면 일어나고, 해 지면 자고. 중간에 밭일 조금 하고 나머지는 여유롭게 책도 보고 쉬겠지.”이게 내가 상상했던 시골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막상 한 달 살이를 해보니, 그건 너무 도시적인 착각이었다.시골살이는 시간표가 없으면 금세 무너진다.할 일은 끝도 없고, 작은 변수 하나로 하루 전체가 꼬이기 십상이다.비가 오면 수확을 미뤄야 하고, 바람이 불면 비닐하우스를 다시 고쳐야 하고, 마을 회의가 생기면 예고 없이 하루가 바뀌어 버린다.이런 상황에서 내가 터득한 생존법은 하나였다.“루틴을 만들자. 그리고 그 안에 ‘유연함’을 허용하자.” 나는 이렇게 일주일을 구성한다내가 체험하며 스스로 짜본 ‘귀농 예비인의 일주일 루틴’을 소개한다.아..

귀농과 귀촌 2025.07.15

[청년 귀농 실천 가이드 #53] 시골의 일은 다 같이 한다 - 협동과 품앗이

귀농을 준비하면서 처음엔 모든 걸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땅을 알아보고, 농사를 배우고, 수익 모델까지 만들며 나 혼자 부지런하면 뭐든 가능할 거라고 여겼죠. 하지만 시골에서의 한 달 체험이 끝나갈 무렵, 저는 완전히 다른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바로, 시골의 일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는 진실입니다.시골의 노동은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구조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고,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품앗이’였습니다. 품앗이라는 이름의 일상적인 협동도시에 살 때 ‘품앗이’라는 단어는 어릴 적 교과서에서나 들어본 단어였습니다.하지만 시골에서는 이 단어가 지금도 아주 실제적인 노동 방식으로 살아 있습니다.모종을 옮기거나, 고추 지지대를 세우거나, 수확한 감자를 트럭에 싣는 일..

귀농과 귀촌 2025.07.14

[청년 귀농 실천 가이드 #43] “농지는 어디서, 어떻게 구하냐고요?

“농지는 어디서, 어떻게 구하냐고요? 나는 지금 발품 팔며 땅을 공부하는 중입니다”귀농을 결심하고 지역과 작물을 대략 정한 후, 가장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 바로 농지 구하기였다. 처음엔 "그냥 네이버 부동산에서 검색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지금 나는 농지 조사 중이다. 아직 임대도 하지 않았고, 계약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어떤 땅이 좋은 땅인지, 내가 원하는 작물에 맞는 토양과 입지는 어떤 조건인지, 행정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하는 중이다. 처음엔 “농지구입? 대충 싸고 넓으면 되지”라고 생각했다처음엔 그랬다. 그냥 시골에 가면 널린 게 땅인 줄 알았고, 농촌 지역은 도시에 비해 뭐든 저렴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농지는 함부로 사고팔 수 없다 ..

귀농과 귀촌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