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을 준비하면서 시골의 생활이 마냥 느릴 거라고만 생각했다.
“아침 해 뜨면 일어나고, 해 지면 자고. 중간에 밭일 조금 하고 나머지는 여유롭게 책도 보고 쉬겠지.”
이게 내가 상상했던 시골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막상 한 달 살이를 해보니, 그건 너무 도시적인 착각이었다.
시골살이는 시간표가 없으면 금세 무너진다.
할 일은 끝도 없고, 작은 변수 하나로 하루 전체가 꼬이기 십상이다.
비가 오면 수확을 미뤄야 하고, 바람이 불면 비닐하우스를 다시 고쳐야 하고, 마을 회의가 생기면 예고 없이 하루가 바뀌어 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터득한 생존법은 하나였다.
“루틴을 만들자. 그리고 그 안에 ‘유연함’을 허용하자.”
나는 이렇게 일주일을 구성한다
내가 체험하며 스스로 짜본 ‘귀농 예비인의 일주일 루틴’을 소개한다.
아직 농사를 본격적으로 짓고 있진 않지만, 곧 시작할 나를 준비시키기 위한 루틴이다.
월요일 – 주간 계획 정리 & 마을 공사 확인
- 오전 7시 기상 → 스트레칭 & 오늘 날씨 확인
- 오전 8시~10시 → 주간 계획 세우기 (작물 관리, 일정 확인, 마을 일정 반영)
- 오전 11시~오후 2시 → 농장 기초 관리 or 마을 일손 돕기
- 오후 3시~5시 → 온라인 교육 수강 (농업기술센터, 유튜브 등)
월요일은 일종의 ‘기획의 날’이다.
시골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월요일마다 최소한의 틀을 잡아야 주중이 흔들리지 않는다.
또 마을 공사나 도로 보수 같은 일정이 몰리는 날이라, 마을회관 공지를 꼭 체크한다.
화요일 – 작물 관리 & 공부의 날
- 오전: 밭 점검, 모종 물주기, 병해충 확인
- 오후: 스마트팜 기초 공부, 정보 수집, 블로그 콘텐츠 기획
내가 재배하려는 작물 중심의 공부를 한다.
예비 귀농인에게 ‘지금의 공부’는 곧 ‘미래의 생산성’이다.
또한 콘텐츠 기반 수익도 염두에 두고 있어, 관련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기록한다.
수요일 – 사람 만나는 날
- 오전: 지역 농가 방문 or 청년 농업인과 미팅
- 오후: 지역 카페 or 로컬 센터에서 소규모 네트워킹 참여
외롭지 않으려면,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사람의 온기’가 필요하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배 귀농인들과의 대화는 생각보다 큰 힌트를 준다.
그날 들은 팁은 반드시 노트에 기록한다. (예: “깻잎은 오전 11시에 수확해야 향이 산다”)
목요일 – 콘텐츠 제작 & 체력 관리
- 오전: 블로그 글 작성, SNS 운영, 사진 정리
- 오후: 산책, 운동, 스트레칭
내가 귀농 후 준비 중인 소득 모델 중 하나가 콘텐츠 수익화다.
블로그, 영상, 사진을 통해 ‘나의 귀농 과정’을 남기고 있다.
체력도 빼놓을 수 없다. 농사는 체력이 기본.
걷기, 밭 정리,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병행한다.
금요일 – 시장 조사 & 유통 공부
- 오전: 로컬푸드 직매장 or 농협 마트 방문
- 오후: 가격 체크, 패키징 정보 수집, 판매 루트 조사
내가 재배할 작물이 실제로 어떻게 팔리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본다.
포장지 크기, 가격표 구성, QR코드 정보까지 꼼꼼히 살펴본다.
단순한 ‘재배자’가 아니라, 나는 ‘판매자’로도 준비하고 있다.
토요일 – 마을 활동 & 공동 작업 참여
- 오전~오후: 마을 환경 정비, 품앗이 활동, 행사 참여
시골은 주말에 공동 작업이 많다.
주민들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건 이런 현장에서다.
함께 밥 먹고, 같이 일하고, 쉬는 시간에 삶을 이야기한다.
‘신뢰’는 이런 시간에서 시작된다.
일요일 – 휴식 & 정리의 날
- 오전: 늦잠 또는 산책
- 오후: 일주일 정리, 노트 필기, 다음 주 준비
시골살이에도 쉼의 리듬이 필요하다.
일요일은 내가 나를 다시 정비하는 날.
“이번 주 나는 어떤 걸 잘했고, 어떤 건 아쉬웠나?”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날 저녁엔 꼭 일기를 쓴다. 이 일기는 나의 귀농 성장기록이 된다.
시골살이도 루틴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
귀농을 준비하면서 느낀 건, ‘루틴 없는 시골생활은 오히려 더 바쁘다’는 것이다.
계획이 없으면, 해야 할 일도 우선순위 없이 흩어지고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 하루가 되어버린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계절을 중심으로 루틴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
봄에는 모종 준비와 파종 일정이 중요하고,
여름에는 병충해 관리와 수확 스케줄이 핵심이다.
계절의 흐름을 중심에 두고 루틴을 조정해야 한다.
예비 귀농인을 위한 루틴 설계 팁
-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사람을 만나는 날’로 정하자
- 콘텐츠 수익화도 고려한다면, 글쓰기/촬영 루틴을 병행하자
- 체력 관리 루틴을 반드시 넣자 – 농사는 근력+지구력이 기본
- 매주 ‘계획의 날’, ‘정리의 날’을 꼭 두어 흐름을 잃지 말자
- 루틴은 ‘고정’이 아니라 ‘조절 가능한 기준점’으로 생각하자
귀농은 시간 설계의 싸움이다
많은 예비 귀농인들이 “무엇을 심을까?”, “어디로 갈까?”를 고민한다.
하지만 내가 겪어보니, 더 중요한 질문은 이거다.
“나는 어떤 삶의 리듬으로 이곳에서 살아갈 것인가?”
농사를 짓는 것도, 관계를 만드는 것도,
모두 ‘내가 하루하루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귀농은 결국 시간의 구조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
매번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전 계획 및 체험 등은 내 인생의 전환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오늘의 작은 루틴 한 줄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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