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그저 도시를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높은 집값, 바쁜 리듬, 관계의 피로감…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적한 마을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충동이었다.
그래서 나는 검색창에 ‘귀농’이라는 단어를 쳤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귀촌이었다.
처음에는 귀농이나 귀촌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둘 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는 것 아닌가?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두 단어는 매우 다르고,
그 차이를 아는 것이 나의 삶 방향을 결정하는 첫 단추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 이 글은 ‘귀농과 귀촌, 뭐가 다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나는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나의 고민과 기준을 정리한 글이다.
나처럼 시골살이를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이 당신의 첫 걸음을 도와주는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
귀농과 귀촌, 정말 어떻게 다를까?
겉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귀농과 귀촌은 법적 정의부터 다르다.
귀농: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여, 실제로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
귀촌: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되, 농업 외의 생활(노년 은퇴,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을 하는 경우
즉, 귀농은 '직업'이 바뀌는 것이고, 귀촌은 '거주 환경'이 바뀌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귀농은 “시골로 이사 + 농사”, 귀촌은 “시골로 이사”만 해당된다.
실제 정부 통계도 이렇게 구분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귀농·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 귀농가구 : 8,243가구 | 귀촌가구 : 318,658가구 |
그만큼 실제로 농업이라는 생계를 감당하는 귀농은 훨씬 진입 장벽이 높다.
반면 귀촌은 비교적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고, 생활 중심의 변화에 가깝다.
청년에게 귀농과 귀촌은 어떤 의미인가?
청년 귀농인을 위한 지원 제도를 알아보면서,
정부가 ‘청년 귀농’은 창업형 모델로, ‘청년 귀촌’은 주거 분산형 모델로 구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청년 귀농 | 청년 귀촌 |
- 창업 기반: 실제 농업 경영을 목적으로 함 - 지원 사업: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금, 농지은행, 귀농창업자금 등 - 의무 요건 많음: 영농계획서, 실습 이수, 정착 평가 등 - 실패 리스크: 농지 확보, 초기 투자비, 수익화까지 2~3년 소요 |
- 거주 중심: 지역에 이사 와서 농업 외 활동 - 직장 원격근무자, 은퇴자, 크리에이터 등 - 창업이 아닌 ‘삶의 공간’을 옮기는 개념 - 정책 지원은 적지만 진입 장벽은 낮음 |
인터넷 서치로 찾아보았을때도 관련 내용 인터뷰했던 청년 중에도 “농사는 지을 자신이 없어서, 먼저 귀촌해서 지역에 익숙해진 다음 귀농할지 결정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처럼 귀촌은 ‘탐색기’로 활용할 수 있는 반면, 귀농은 ‘도약기’로 보는 게 맞다.
내가 선택한 길은 ‘귀농 준비형 귀촌’
나는 아직 농지를 갖고 있지 않다.
농사를 직접 지어본 경험도 부족하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조용한 동네에 살고 싶다기보다,
내 손으로 수익을 만들고 자립적인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지금은 '귀촌' 상태에서 정보를 모으고, 현장을 돌아보고,
점차 ‘귀농’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즉, 나는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한다:
귀농 준비형 귀촌자.
처음부터 농지 계약을 하고 작물을 심는 것이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를 둘러보고, 주택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해보고,
현지 청년농부들과 소통하면서 현실을 배우는 중이다.
이런 방식은 부담이 덜하면서도,
실패 확률을 줄이고 나에게 맞는 삶을 확인할 수 있는 안전한 루트다.
지금의 내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중간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귀농과 귀촌의 갈림길에서 생각해볼 질문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나는 어떤 방향이 맞을까?’라고 고민하고 있다면,
다음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길 바란다:
첫번째, 나는 실제로 농업에 종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두번째, 단순히 조용한 삶을 원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생계를 꾸릴 것인가?
세번째, 농지를 매입하거나 임대할 자금이 있는가?
네번째, 귀농 관련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시간과 의지가 있는가?
다섯번째, 실패했을 때, 다시 돌아갈 대안은 있는가?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때,
그 답은 자연스럽게 ‘귀농’ 혹은 ‘귀촌’이라는 선택으로 연결될 것이다.
귀농은 삶의 방식, 귀촌은 삶의 환경
귀농과 귀촌은 한 끗 차이 같지만, 삶의 무게는 전혀 다르다.
귀농은 내 손으로 생계를 만들어야 하는 직업적 전환이며,
귀촌은 삶의 무대를 바꾸는 환경적 변화에 가깝다.
나는 지금도 귀농이라는 길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귀촌’이라는 현실적인 틀 안에서 시작되었다.
이 방식이 꼭 정답은 아니지만, 나에겐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출발점이었다.
당신도 고민 중이라면,
당장 ‘귀농’을 선언하기보다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를 먼저 물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 답이 진심이라면,
귀농이든 귀촌이든 당신의 삶은 반드시 풍요로워질 수 있다.
귀농과 귀촌의 차이는 단순히 농사를 짓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귀농은 생계 전환, 귀촌은 생활 공간의 변화다. 이 글은 두 개념의 정확한 정의와 통계, 그리고 귀농 준비형 귀촌자로서의 실제 선택과 고민을 정리한 현실적 가이드다.
그리고 나도 아직도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그렇지만 천천히 준비하게 된다면 용기와 함께 확신이 생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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