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귀촌

[청년 귀농 실전 가이드 #1] 왜 나는 귀농을 결심했는가: 서울에서 시골로 떠나고 싶은 이유

윤복E 2025. 6. 27. 21:21

나는 지금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뒤, 수도권에서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처음엔 서울이라는 도시가 주는 활기와 기회에 매력을 느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에너지보다 피로가 더 크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복잡한 지하철, 끝이 보이지 않는 업무 속에서 나는 점점 무기력해졌고, 일상은 나에게 삶의 의미보다 생존의 피곤함을 더 많이 안겨주었다. 어느 날, 출근길에 갑자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바로 그 순간부터 나는 지금의 삶 외에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기 시작했고, 그 대안 중 하나로 귀농이라는 선택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 귀농을 실행에 옮기진 않았지만, 나는 이제 그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귀농이 단순히 시골로 이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알고 있다. 나에게 귀농은 생활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일이고,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현실에 반영하는 일이다. 지금 나는 일상 속에서 작게나마 변화를 만들고 있다. 주말에는 도시 근교의 농장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텃밭 분양에 관심을 갖는 등 현실적인 작은 시도를 해보는 중이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귀농이라는 키워드는 점점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귀농 서울에서 시골로 떠나고 싶은 이유

 

도시에선 채워지지 않는 ‘살아있음’의 감각

서울은 정말 바쁜 도시다. 사람도 많고, 기회도 많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지쳐 있다. 나 역시 매일 회색 건물 사이를 오가며 바쁘게 살고 있지만, 마음 한편은 늘 공허했다. 아무리 시간을 투자해도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고, 계절이 바뀌는 것도 느끼지 못할 만큼 내 감각은 무뎌져 있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살고 있다'기보다는 '살아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졌다.

반면, 시골에 대한 상상은 나에게 전혀 다른 감정을 안겨줬다. 새소리로 아침을 맞고, 저녁이면 멀리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 자연 속에서 하루의 흐름을 따라가며 살아간다는 생각은 점점 나에게 위안이 되었고, 내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환경이라는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종종 시골 여행을 떠나 잠깐의 힐링을 경험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느꼈던 평온함이 도시에서 느끼는 어떤 즐거움보다 깊고 오래 지속되었다. 자연의 리듬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삶의 속도를 조절하게 만들어준다. 그 감각을 일시적인 휴식이 아닌, 일상으로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감각을 진짜로 느끼며 사는 삶을 꿈꾸고 있다.

 

귀농은 경제적 자유보다 삶의 자립을 위한 전략

귀농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로망이 아니라, 내 삶을 바꾸기 위한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지금의 나는 매달 고정적인 수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의 돈을 월세, 식비, 교통비로 소비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저축은 커녕, 당장 다음 달 카드값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에 매여 살아가고 있다.

반면, 시골에선 기본적인 생활비가 줄어들 수 있고, 자급자족의 기반을 마련하면 소비 자체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물론 모든 것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꿈꾸는 귀농은 경제적 부유함보다는 ‘덜 벌어도 내가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요즘 나는 실제 귀농인들의 사례를 정리하고,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나 장비, 초기 비용 등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엑셀로 귀농 관련 지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예상되는 주택 리모델링 비용, 농기계 구입비, 초기 농자재 비용 등을 정리해보았다. 귀농을 위한 준비는 단순히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수치와 전략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절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 자체가 즐겁고 의미 있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나는 이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도망치기 위해 귀농을 꿈꾸는 것이 아니다

귀농을 진지하게 고민한다고 이야기하면, 종종 “그냥 현실이 힘드니까 도망치고 싶은 거 아니야?”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지금의 도시생활이 더 회피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도시에서는 반복되는 시스템 안에서 최소한의 선택만 가능하지만, 시골에서는 불편함 속에서도 내가 주도할 수 있는 삶의 여지가 더 많다.

물론 실제로 귀농을 한다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지역 사회에 적응하는 문제, 농사에 대한 이해 부족, 수익 창출의 한계 등 현실적인 과제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길을 준비하고 싶다. 준비하고 있는 지금도 걱정과 기대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나의 마음상태이다. 그렇지만 꾸준히 다양한 유튜브 영상, 블로그 후기, 정부기관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고, 실제로 체험형 농장을 방문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도 찾아보고 있다.

최근에는 ‘로컬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이나, 청년 귀촌 체험 캠프에도 관심이 생겼다. 직접 시골에서 몇 주간 살아보며 현지 분위기를 익히고, 나에게 맞는지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귀농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아주 느리지만, 확실하게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길은 도망이 아니라, 내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