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귀촌

[청년 귀농 실전 가이드 #14] 귀농 정착 후, 첫 3개월 생존 전략 – 현실적으로 준비하는 시골 적응기

윤복E 2025. 7. 1. 11:00

첫 3개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다

귀농을 결심하고 도시를 떠나는 순간, ‘내가 그리던 시골 생활이 시작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일의 연속이다. 특히 처음 귀농한 후 첫 3개월은 말 그대로 ‘적응과 생존’의 시기다.

생활 환경의 변화, 일상의 구조,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농업 기술의 미숙함까지. 나 역시 귀농을 준비하면서 이 시기의 어려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접했고, 현재 이 과정을 치밀하게 시뮬레이션하며 대비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귀농 예정자인 나의 관점에서, 시골에서 처음 3개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구체적인 생존 전략을 정리해보았다.

현실적으로 준비하는 시골 적응기

 

1. 생활 적응: 도시와 다른 불편함에 적응하기

귀농하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건 생활 환경의 변화다.

  • 대중교통은 거의 없고, 마트는 차로 20분 거리
  • 인터넷 속도나 통신 품질이 불안정할 수 있음
  • 수도·전기 등 기본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해결해야 함

-  해결 전략:

  • 차는 무조건 필수, 소형 트럭 또는 SUV 추천
  • ‘읍내에 한 달치 장보기’ 습관 들이기
  • 전기·수도 기초 수리법 영상 미리 학습

특히 여름에는 벌레, 겨울에는 난방 문제가 큰 변수다. 도시에서는 별 문제 없던 것들이 시골에선 큰 생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2. 농사 적응: 실제 작물 재배는 생각보다 어렵다

초보 귀농인이 흔히 하는 실수가 있다. 바로 너무 많은 작물을 한 번에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작물 재배보다 토양 정비, 기초 설비 점검, 기계 다루기부터 배워야 한다.

-  현실적인 조언

  • 첫 해는 “한 가지 작물 + 한 개 밭”으로만 시작
  • 농업기술센터에서 토양검정 → 적합 작물 추천 받기
  • 농약, 비료 사용법은 기초교육 수강 후 적용
  • 경운기, 트랙터 사용법은 자격증 따기 전까지는 지역 농기계은행 이용

3.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너무 조급하면 오히려 멀어진다

시골 마을은 인간관계가 '선형적'이지 않다. 누가 누군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무턱대고 인사한다고 다 친해지는 것도 아니다.

-  실제 팁

  • 이장님께 먼저 인사드리기
  • 경로당 명절 봉사마을 공동 작업 참여
  • "이웃보다 1.5배 더 노력하되, 2배 친해지려 하지 않기"
  • 지역 행사나 품앗이 일손 도우며 자연스럽게 관계 형성

💬 귀농 선배들은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고 말한다. 관계는 서두르지 말고, ‘신뢰’를 천천히 쌓아가야 한다.

4. 장비와 설비 문제: 작은 고장도 ‘내 일’이 된다

시골에서의 생활은 고장이 일상이다. 수도가 얼거나, 창고 문이 떨어지거나, 작은 공구가 없어 수확 작업이 늦어질 수도 있다.

-  준비해야 할 필수 장비

  • 공구함 (드라이버, 망치, 펜치, 실리콘 등)
  • 멀티탭, 연장선, 임시 조명
  • 방수 테이프, 비상용 발전기 (있다면 좋음)
  • 중고 농기계·기초 설비 정보 사이트 즐겨찾기 등록

귀농센터 담당자 말에 따르면, 초보 귀농인 중 “생활 설비 문제”로 1년 안에 도시로 돌아가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한다. 생활과 농업 모두 자급에 가까워질수록 스트레스는 줄어든다.

5. 농업교육과 멘토 찾기: 막막함을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

첫 3개월은 모르는 게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무작정 인터넷 검색보다 멘토를 찾는 것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

-  추천 루트

  • 해당 지역 농업기술센터 1:1 귀농상담 이용
  • 귀농귀촌종합센터 지역 상담소(현장 방문 가능)
  • 귀농 선배 유튜브·블로그 구독 (지역 키워드로 찾기)
  • 초보 귀농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참여

 

교육이 중요한 이유?

귀농정착지원사업에서도 '교육 이수'가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며, 농업 지식이 부족한 나 같은 도시 청년에게는 교육이 ‘적응 기간의 이정표’가 되어준다.

 

현실적인 3개월 생존 전략 체크리스트

구분할 일팁
생활 적응 차량 확보 / 마트 거리 파악 작은 트럭 추천
농사 적응 작물 1개 / 밭 1곳 선정 토양검정 먼저
관계 형성 마을 행사 참여 / 경로당 인사 억지 친화는 NO
장비 대비 공구함, 기본 장비 준비 전기·수도 기본 수리법 익히기
멘토링 기술센터 방문 / 온라인 교육 초보 귀농 오픈채팅방 활용

 '첫 3개월'이 전체 귀농의 흐름을 결정한다

귀농의 첫 3개월은 단순한 적응기가 아니다. 이 시기는 앞으로의 1년, 나아가 귀농 생활 전체를 좌우하는 출발선이다.

계획 없이 들어가면 멘붕이 오고, 지나친 기대감으로 접근하면 실망이 커진다. 현실적인 전략과 단계별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지금 나 역시 이 3개월을 어떻게 잘 보낼 수 있을지를 시뮬레이션하며 귀농을 준비 중이다.

이 글이 귀농을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구체적인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귀농은 느리지만, 차근차근 다져가면 분명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