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귀촌

[청년 귀농 실전 가이드 #16] 여름철 시골집 관리법 – 도시와 완전히 다른 현실

윤복E 2025. 7. 2. 00:35

시골의 여름은 낭만보다 현실, ‘준비한 자’만 살아남는다

도시의 여름은 에어컨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불편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시골의 여름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모기와 각종 벌레가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습도는 높고, 하수구나 창고에 곰팡이와 악취가 번진다.
태풍이 오면 정전과 침수도 흔하다.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일상이, 시골에서는 ‘매년 겪는 계절 행사’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귀농을 준비하면서 임시 체험한 시골집에서 여름을 한 번 겪어보고 나니,
시골의 여름은 철저히 대비해야 생존 가능한 ‘계절의 시험대’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시골 여름철 생존을 위한 핵심 관리법과 준비물,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정리해본다.

 

 

시골 여름철 관리, 이것만은 꼭 체크하자

1. 해충 대책은 생존 문제다 – ‘벌레지옥’ 탈출 매뉴얼

도시는 방충망 하나로 해결되는 문제도, 시골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벌레지옥 여름철 시골


모기, 파리, 진드기, 깍지벌레, 하루살이, 거미, 심지어 뱀까지… 여름철에는 생물 다양성이 한계치를 찍는다.

✔ 실전 팁:

  • 방충망은 틈 없는 밀착형으로 시공 + 창틀 실리콘 보강
  • 창문·출입문 주변에 천연 벌레 퇴치제 분사 (라벤더 오일, 피톤치드 등)
  • 외부에는 모기향 + 해충 퇴치 램프 병행 사용
  • 실내에는 전기 모기채, 진드기 방지 침구, 선풍기 바람 이용

- 경험 한마디:
저녁에 불을 켜놓고 창문을 열면, 곤충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특히 여름 장마철엔 파리·모기뿐 아니라 날벌레까지 수십 마리가 날아들었고, 모기향만으론 부족했다.

 

 

2. 습기·곰팡이 잡기 – 여름철 벽이 ‘젖는다’

시골집은 단열과 방수 시설이 도시만큼 촘촘하지 않다. 그래서 여름 장마철이 되면 벽지가 젖고, 곰팡이 냄새가 집 안 가득 퍼진다.

 

✔ 실전 팁:

  • 제습기 혹은 제습용 숯·베이킹소다 비치 (저전력 우선)
  • 창고/빈 방 등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환기 및 습도 체크
  • 가구는 벽에서 5cm 이상 띄워 배치 (곰팡이 방지)

-  실전 사례:
한 시골체험가정에서 1박 했을 때, 벽지 뒷면 전체가 곰팡이로 덮여 있었고, 옷장 안에서 냄새가 배어나와 외투 하나 버렸다.

 

 

3. 정전·침수·태풍 대비 – 도시와 달리 ‘대응 인프라’ 없다

여름은 곧 태풍과 집중호우의 계절이다.
시골집은 전선 지중화가 안 된 곳도 많고, 배수시설도 부족해 침수나 정전이 일상이다.

✔ 실전 팁:

  • 휴대용 랜턴, 캠핑용 배터리, 보조 전력원은 상시 구비
  • 하수구 역류 방지 마개 필수 (특히 1층 화장실)
  • 침수 대비 위해 마당/입구에 모래주머니 or 수로 정비

-  참고로, 정전 시 보일러, 냉장고, 정수기, 인터넷 모두 끊긴다.
특히 농작물 저장 냉장고나 선풍기 가동이 멈추면 농업 생산에도 직접적인 손해가 발생한다.

 

 

4. 잡초와 싸우는 여름 – 매주 전쟁이다

장마와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 잡초는 미친 듯이 자란다.
밭, 텃밭, 집 주변 등 어디든 관리하지 않으면 뱀이나 벌레의 서식지가 되어버린다.

✔ 실전 팁:

  • 제초제는 최소화하고 예초기 or 풀깎기용 낫 직접 운용
  • 비닐멀칭 활용해 땅 노출 최소화
  • 관리가 어려운 구역은 돌 or 우드칩 덮개 시공 고려

-  귀농 현실:
‘풀 뽑는 건 주말에만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금물.
하루 이틀만 방치해도, 허리높이 풀밭이 완성된다.

 

 

5. 수도·배관 관리 – 여름철에도 문제가 생긴다?

겨울철 동파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지만,
여름에도 관 내부에 곰팡이, 녹물, 역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 실전 팁:

  • 장마 후에는 물탱크 또는 관 내부 청소 필요
  • 오래된 집은 필터 추가 설치 or 물 끓여 마시기 권장
  • 하수구 악취 차단용 물마개 or 청결제 주입

 

 

나의 준비와 체험을 통해 느낀 점

귀농을 결심하고 체험마을에서 여름 한 달을 보낸 경험이 있다.
도시에서 당연하던 냉방, 방충, 환기, 정전 복구 같은 것들이 시골에서는 철저히 ‘자기 책임’임을 느꼈다.

그래서 본격 귀농을 준비하는 지금, 여름철에 맞춰 아래와 같은 준비를 하고 있다:

  • 제습기 및 진드기 침구 세트 구비
  • 창틀 방충망 DIY 교체 작업 진행
  • 외부 곤충 퇴치등 설치
  • 장마철 대비 집 주변 수로 점검
  • 예초기 구매 검토 및 실습 신청

 

 

여름철 시골집 생존 체크리스트

항목준비 여부
방충망 & 해충 퇴치 도구 구비
제습기 & 습기 제거제 비치
정전 대비 랜턴, 보조 배터리
침수 대비 하수구 마개 & 수로 점검
예초기 또는 제초 장비 확보

 

 
 

시골의 여름, 감성이 아니라 전략이다

시골의 여름, 감성이 아니다

귀농은 자연에 더 가까이 가는 삶이다. 하지만 자연은 언제나 친절하지만은 않다.
특히 여름철 시골 생활은 ‘준비한 자만이 버틸 수 있는 계절’이다. 

귀농을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여름을 미리 시뮬레이션해보자. 
작은 벌레 한 마리, 예고 없이 내리는 비 한 줄기가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

감성보다 전략이 필요한 여름철 귀농 준비.


지금부터 하나씩 준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