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개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다
귀농을 결심하고 도시를 떠나는 순간, ‘내가 그리던 시골 생활이 시작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일의 연속이다. 특히 처음 귀농한 후 첫 3개월은 말 그대로 ‘적응과 생존’의 시기다.
생활 환경의 변화, 일상의 구조,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농업 기술의 미숙함까지. 나 역시 귀농을 준비하면서 이 시기의 어려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접했고, 현재 이 과정을 치밀하게 시뮬레이션하며 대비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귀농 예정자인 나의 관점에서, 시골에서 처음 3개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구체적인 생존 전략을 정리해보았다.
1. 생활 적응: 도시와 다른 불편함에 적응하기
귀농하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건 생활 환경의 변화다.
- 대중교통은 거의 없고, 마트는 차로 20분 거리
- 인터넷 속도나 통신 품질이 불안정할 수 있음
- 수도·전기 등 기본 설비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해결해야 함
- 해결 전략:
- 차는 무조건 필수, 소형 트럭 또는 SUV 추천
- ‘읍내에 한 달치 장보기’ 습관 들이기
- 전기·수도 기초 수리법 영상 미리 학습
특히 여름에는 벌레, 겨울에는 난방 문제가 큰 변수다. 도시에서는 별 문제 없던 것들이 시골에선 큰 생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2. 농사 적응: 실제 작물 재배는 생각보다 어렵다
초보 귀농인이 흔히 하는 실수가 있다. 바로 너무 많은 작물을 한 번에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작물 재배보다 토양 정비, 기초 설비 점검, 기계 다루기부터 배워야 한다.
- 현실적인 조언
- 첫 해는 “한 가지 작물 + 한 개 밭”으로만 시작
- 농업기술센터에서 토양검정 → 적합 작물 추천 받기
- 농약, 비료 사용법은 기초교육 수강 후 적용
- 경운기, 트랙터 사용법은 자격증 따기 전까지는 지역 농기계은행 이용
3.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 너무 조급하면 오히려 멀어진다
시골 마을은 인간관계가 '선형적'이지 않다. 누가 누군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무턱대고 인사한다고 다 친해지는 것도 아니다.
- 실제 팁
- 이장님께 먼저 인사드리기
- 경로당 명절 봉사나 마을 공동 작업 참여
- "이웃보다 1.5배 더 노력하되, 2배 친해지려 하지 않기"
- 지역 행사나 품앗이 일손 도우며 자연스럽게 관계 형성
💬 귀농 선배들은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고 말한다. 관계는 서두르지 말고, ‘신뢰’를 천천히 쌓아가야 한다.
4. 장비와 설비 문제: 작은 고장도 ‘내 일’이 된다
시골에서의 생활은 고장이 일상이다. 수도가 얼거나, 창고 문이 떨어지거나, 작은 공구가 없어 수확 작업이 늦어질 수도 있다.
- 준비해야 할 필수 장비
- 공구함 (드라이버, 망치, 펜치, 실리콘 등)
- 멀티탭, 연장선, 임시 조명
- 방수 테이프, 비상용 발전기 (있다면 좋음)
- 중고 농기계·기초 설비 정보 사이트 즐겨찾기 등록
귀농센터 담당자 말에 따르면, 초보 귀농인 중 “생활 설비 문제”로 1년 안에 도시로 돌아가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한다. 생활과 농업 모두 자급에 가까워질수록 스트레스는 줄어든다.
5. 농업교육과 멘토 찾기: 막막함을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
첫 3개월은 모르는 게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무작정 인터넷 검색보다 멘토를 찾는 것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
- 추천 루트
- 해당 지역 농업기술센터 1:1 귀농상담 이용
- 귀농귀촌종합센터 지역 상담소(현장 방문 가능)
- 귀농 선배 유튜브·블로그 구독 (지역 키워드로 찾기)
- 초보 귀농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참여
교육이 중요한 이유?
귀농정착지원사업에서도 '교육 이수'가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며, 농업 지식이 부족한 나 같은 도시 청년에게는 교육이 ‘적응 기간의 이정표’가 되어준다.
현실적인 3개월 생존 전략 체크리스트
생활 적응 | 차량 확보 / 마트 거리 파악 | 작은 트럭 추천 |
농사 적응 | 작물 1개 / 밭 1곳 선정 | 토양검정 먼저 |
관계 형성 | 마을 행사 참여 / 경로당 인사 | 억지 친화는 NO |
장비 대비 | 공구함, 기본 장비 준비 | 전기·수도 기본 수리법 익히기 |
멘토링 | 기술센터 방문 / 온라인 교육 | 초보 귀농 오픈채팅방 활용 |
'첫 3개월'이 전체 귀농의 흐름을 결정한다
귀농의 첫 3개월은 단순한 적응기가 아니다. 이 시기는 앞으로의 1년, 나아가 귀농 생활 전체를 좌우하는 출발선이다.
계획 없이 들어가면 멘붕이 오고, 지나친 기대감으로 접근하면 실망이 커진다. 현실적인 전략과 단계별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지금 나 역시 이 3개월을 어떻게 잘 보낼 수 있을지를 시뮬레이션하며 귀농을 준비 중이다.
이 글이 귀농을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구체적인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귀농은 느리지만, 차근차근 다져가면 분명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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