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귀촌

[청년 귀농 실전 가이드 #11] 정부의 귀농정착지원 사업 신청 준비기 – 경기도 귀농을 선택한 이유와 현실적인 준비 과정

윤복E 2025. 6. 30. 20:08

귀농은 감성보다 전략이다

귀농을 결심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이후, 내가 가장 먼저 마주한 현실은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하지?"라는 고민이었다. 귀농은 단순히 도시를 떠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며, 그만큼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현재 나는 귀농을 계획 중인 예비 청년 귀농인으로, 실제로 정부의 청년창업형 귀농정착지원 사업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글은 실제 귀농을 준비 중인 내가 경기도를 귀농 예정지로 설정한 상태에서, 해당 사업에 지원하기 위해 겪고 있는 준비 과정과 느낀 현실적 어려움을 정리한 내용이다.

왜? 귀농정착지원 사업을 신청하려는가

귀농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마주한 현실적인 문제는 '초기 비용'이었다. 농지를 구입하거나 임차하고, 기초적인 농기계와 생활 인프라(주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그때 내가 찾은 제도가 바로 청년창업형 귀농정착지원사업이었다. 이제도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각 지자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창업 및 정착 지원 제도로, 일정 조건을 갖춘 예비 귀농인을 대상으로 자금 및 교육, 멘토링, 컨설팅 등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지원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창업자금: 최대 3억 원 융자 (연 1~2% 고정 금리, 5년 거치 10년 상환)
  • 주거·정착 자금: 최대 1억 원 융자 (조건 동일)
  • 월 최대 100만 원의 정착 지원금 (최대 3년간)

그러나 막상 실제 신청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는 것이었다. 이 제도는 겉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실질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선 '계획'과 '증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본 자격요건부터 꼼꼼히 확인

먼저 나는 내가 이 사업의 기본 자격을 충족하는지부터 꼼꼼히 확인했다.

기본 조건은 다음과 같다:

  • 만 18세 이상 ~ 만 39세 이하(청년 기준)
  • 최근 5년 이내 도시지역 거주 이력
  • 농촌지역 전입 예정자 혹은 5년 이내 전입자
  • 농업 경영 경험 無 (신규 진입자 우대)
  • 100시간 이상 농업 교육 이수 필수
  • 사업계획서 제출 및 면접 평가 통과

가장 먼저 부딪힌 벽은 '귀농 창업 계획서 작성'이었다. 이건 단순한 보고서가 아니다. 어떤 작물을 선택했고, 왜 해당 지역을 정했으며, 수익 모델은 어떻게 구성했는지, 향후 3년간의 계획은 무엇인지 이런 항목을 논리적이고 현실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조건인 농업 교육 이수는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나는 현재 40시간 정도를 이수했으며, 남은 교육도 일정을 조율해가며 차근차근 채워가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교육은 이동과 시간이 부담되지만, 지자체 농업기술센터, 귀농교육센터, 온라인 교육 플랫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경기도를 귀농 예정지로 선택한 이유

많은 사람들이 "경기도는 농사지을 땅이 없지 않나요?"라고 묻는다. 물론 일부 지역은 도시화가 많이 진행되어 있다. 하지만, 경기도 내 일부 시·군(여주, 양평, 포천, 연천 등)은 여전히 귀농지로서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내가 경기도를 귀농 예정지로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생활권 연결성: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 가족과의 교류가 가능하고, 비상 시 도시 자원 활용도 가능하다.
  • 유통과 판매 인프라: 경기도는 수도권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로컬푸드 직매장, 스마트스토어, 쿠팡 로켓배송 연계등 유통 채널 활용이 용이하다. 
  • 교육 및 자격증 취득 용이: 농기계운전기능사, 유기농업기능사 등 농업 관련 자격증 시험장과 교육기관이 풍부해 자격증 준비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 지자체별 청년 귀농인 지원: 경기도 내 일부 지자체에서는 청년 창업농 우선 선발, 임대농지 우선 배정, 정착지원금 추가 지급 등의 자체 정책을 운영 중이다.

 

결국, 귀농은 단순히 '땅이 있는 곳'이 아니라 '내가 살아갈 기반이 마련된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는 나에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였다.

 

신청 준비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

사업계획서를 현실적으로 작성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계획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요구되었다:

  • 어떤 작물을 어디서, 얼마나 재배할 것인지
  • 예상 수익과 운영 방식
  • 유통 및 판매 전략
  • 초기 자금 운용 계획
  • 주거 및 생활 기반 마련 방법

귀농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막연한 예측이 아닌, 실제 가능한 수치를 제시해야 했기에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농업기술센터, 농업 관련 커뮤니티, 귀농 선배 인터뷰 등을 참고해 구체적인 모델(예: 하우스 상추 재배, 로컬푸드 직매장 납품 계획 등)을 설정하고 수치를 조정해나갔다.

 

현재 진행 중인 준비 사항들

  • 농기계운전기능사 자격증 필기 합격 후 실기 준비 중
  • 농업교육 100시간 중 40시간 이상 이수 진행
  • 귀농 창업계획서 1차 초안 작성 완료, 전문가 피드백 예정 단계
  • 귀농 예정지인 여주/양평 지역 사전 답사 및 농지 임대 상담
  • 귀농선배 및 농업기술센터 담당자와 1:1 상담 진행

신청을 준비하며 전문가 상담을 받은 결과, 다음 항목이 심사 통과에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받았다.

  • 농지 확보의 구체성: '추진 예정'보다 '계약 진행 중' 또는 '임차 예정지 확인서' 등 구체적인 증빙이 필요
  • 실현 가능성 있는 계획서: 계획서의 숫자와 로드맵이 현실적이고 지역 여건에 맞을 것
  • 정착 의지: 단순 농업이 아닌 '삶의 기반'으로 삼겠다는 생활 전반 계획 포함
  • 교육 이수 내역: 농업 관련 교육을 충분히 이수했고, 내용이 계획서와 연관성이 있을 것
  • 지역 자원 활용 계획: 농업기술센터, 농협, 로컬푸드센터 등 지역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명시

 

준비된 사람에게만 귀농은 기회가 된다

준비된 사람에게 귀농은 기회다

귀농은 더 이상 낭만적인 전원생활이 아니다. 지금의 귀농은 '농업 기반의 1인 창업'이며, 수익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 경제적 선택이다. 정부의 정착지원 사업은 그 출발점이 되어줄 수 있지만, 그 문을 통과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준비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건, 귀농은 결코 감성적인 선택이 아니라 철저한 '사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 지원사업을 활용하려면, 단순한 열정보다 구체적인 수치, 실행력, 지역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지금 나는 그 준비를 하고 있다. 계획서를 쓰고, 자격요건을 갖추며, 현실을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귀농은 멀리 있지 않다. 차근차근 준비하면 도달할 수 있는 목표다.

지금 귀농을 고민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계획서 초안'을 써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그 과정에서 내가 준비해야 할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어느 순간, 귀농이라는 길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감각이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