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은 돈 안 든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귀농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는 “시골은 돈이 안 들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내가 실제로 조사해보니, 이 말은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렸다.
시골에서는 분명히 생활비가 도시보다 줄어들 수 있다.
교통비나 외식비, 여가 비용 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귀농이라는 인생의 전환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초기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농지를 구입하거나 임대하고, 기본적인 농업 장비와 주거를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은 도시에서 창업을 준비할 때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들 수도 있다.
귀농은 단순한 전원이주가 아니라, ‘농업 기반의 1인 창업’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내가 직접 조사한 2024년 기준 귀농 초기 창업비용 항목과 평균 예상 비용을 정리한 것이다.
아직 귀농을 하지 않았지만 준비 중인 입장에서, 내가 조사하며 겪은 현실적 어려움과 예산 계획까지 함께 담았다.
1. 농지 구입 또는 임대 비용
2024년 기준, 1,000㎡(약 300평) 규모의 농지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3,000만 원~6,000만 원 수준이 많았다.
취득세, 등기비용 등 부대비용까지 포함하면 추가로 약 200~300만 원 정도를 더 고려해야 한다.
임대의 경우에는 연간 50만 원~200만 원으로, 초기 자본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계약 기간, 토양 상태, 향후 구입 가능성 등을 미리 검토해야 했다.
- 귀농초기에는 농지은행 농지연금 (https://www.fbo.or.kr) 공공임대농지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2. 농업 장비 및 시설비
작물 재배를 위한 하우스, 물탱크, 관수 시스템, 농기구 등은 필수다.
나는 텃밭 수준으로 시작하려고 해도 기본적인 장비 구입비가 1,000만 원은 가볍게 넘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항목 | 평균 비용 | |
소형 비닐하우스 (100평) | 약 800만 원 | |
관수 설비 (물탱크 포함) | 약 150만 원 | |
농기계 (관리기, 예초기 등) | 약 300만 원 | |
퇴비·토양개량제 구입 | 월 30만 원 | |
간이 창고 | 200만~400만 원 |
초보자라면 지역 농기계은행에서 트랙터나 경운기를 단기간 임대해 쓰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조사와 준비를 하면서 나는 농기계은행을 통한 단기 임대는 장기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농기계는 사용 시기와 빈도가 뚜렷하게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시기에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장비가 노후되어 작업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있다는 사례도 여럿 접했다.
임대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을 줄여주지만, 사용 빈도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비용이 누적되고, 작업 효율도 떨어질 수 있다.
특히 트랙터, 이양기, 경운기와 같은 기본 농기계는 작물 재배 과정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직접 구입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러한 판단을 하게 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농기계를 직접 다룰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현재 ‘농기계운전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최근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이제는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단계다.
하지만 막상 실기를 준비해보니, 가장 큰 걸림돌은 실제 기계를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트랙터나 경운기 같은 기계는 동네에서 마음대로 조작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이나 영상으로 이론을 익히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나는 지금도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농업기술센터나 실습 가능한 지역 교육기관을 수소문하며 연습 기회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느낀 건, 단순히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앞으로의 농업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농사는 단순 노동이 아니라 기술이 필요하고, 그 기술이 결국 나의 ‘생산성과 안전’을 결정짓게 된다.
처음에는 낯설고 서툴게 느껴졌던 농기계도 한 번 써보면 감이 오고, 두 번째부터는 훨씬 수월하게 다룰 수 있다.
“처음보다는 두 번이 낫다”는 말처럼, 반복된 경험을 통해 숙련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과정을 통해 몸소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나는 농기계 활용 능력을 꾸준히 쌓아가고, 필요한 장비는 계획적으로 구비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농업 활동 기반을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3. 주거 비용: 집은 가장 큰 변수
2024년 기준, 30평 내외의 농가주택을 구입하려면 최소 3,000만 원~1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노후된 주택은 리모델링 비용도 포함되며 수리비만 1,000만~3,000만 원이 추가될 수 있다.
임대의 경우 보증금 500만, 월세 40만 원 수준이다.
주택 구입이 부담된다면 농촌체험형 마을 입주도 검토해볼 만했다.
4. 차량 및 운반비용
농촌에서는 차량이 필수다. 생산물 출하, 자재 구입, 이웃 마을 방문 등 모든 이동이 자차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항목 | 비용 | |
중고 1톤 트럭 | 800만~1,200만 원 | |
연료비 | 월 20~30만 원 | |
차량 보험 및 세금 | 연간 100만 원 수준 |
5. 생계·생활 기반 비용
귀농은 단순히 ‘집 구하고 땅 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생활 기반을 구축하는 데도 초기 비용이 들어간다.
항목 | 예상 비용 | |
생필품 구입 (가전, 주방, 가구 등) | 100만 원 내외 | |
인터넷, 통신 설치 | 약 20만 원 | |
전기·상수도 공사 (노후주택일 경우) | 100만~300만 원 | |
마을회비, 경로당 회비 등 | 연간 10만~30만 원 | |
영농 컨설팅 및 교육비 | 50만~200만 원 |
내가 정보를 찾으며 겪은 현실적인 어려움
귀농 비용을 조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정확한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안내는 하고 있지만, 내용이 너무 어렵고, 실질적인 예산표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 후기, 유튜브 사례, 귀농 카페 글들을 수십 개 정독하면서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수치를 추려야 했다.
문제는 사람마다 상황이 너무 달라서 예산 수치를 확신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또한, 자금 계획을 세우면서 “정부지원이 있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정부지원은 ‘융자’일 뿐이었고, 조건도 까다로웠다.
신용 문제, 계획서 완성도, 교육이수 조건 등을 모두 충족하지 않으면 자금 실행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이렇게 정리하게 되었다:
귀농은 '결심'으로는 부족하고, '계산'이 우선이다.
귀농 1년 차 기준 총 예상 비용 요약
항목 | 평균 비용 | |
농지 구입 | 약 4,000만 원 | |
농업 장비 | 약 1,200만 원 | |
주택 구입 | 약 5,000만~7,000만 원 | |
차량 | 약 1,000만 원 | |
생활 기반 구축 | 약 300만 원 | |
총합계 | 약 1억 원 내외 |
귀농 비용은 투자다, 그러나 무계획은 리스크다
귀농은 ‘자연에서 살아보자’는 단순한 로망이 아니라, ‘삶의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작업’이다.
그 구조를 구성하는 첫 번째 재료가 바로 ‘예산’이고, 그 예산이 허술하면 계획 자체가 흔들린다.
나는 아직 귀농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확신했다.
귀농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수집과 냉정한 자금 설계가 먼저라는 것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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