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귀촌

[청년 귀농 실천 가이드 #46] “체험 후 다시 지어보고 내가 만드는 귀농 시나리오 – ‘살아보기’가 내가 설정한 현실 기준”

윤복E 2025. 7. 12. 02:52

'살아보기' 후, 귀농 계획이 완전히 바뀐 이유

내가 만드는 귀농 시나리오

귀농을 고민하기 시작할 때는, 막연한 상상만 가득했다. 인터넷에서 본 아름다운 전원주택, 수익성 좋다는 작물들, 그리고 도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로맨틱한 삶. 하지만 '백지' 같던 귀농 계획서는 '살아보기' 체험 후 내 마음속 '현실적으로 가능한 귀농'으로 정렬되었다. 그것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였다.

 

귀농을 고민하기 시작할 때는, 막연한 상상만 가득했다. 그러나 '백지' 같던 귀농 계획서는 '살아보기' 체험 후 내 마음속 '현실적으로 가능한 귀농'으로 정렬되었다. 그것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였다.

가장 큰 변화: '하고 싶은 것'에서 '할 수 있는 것'으로

체험 전 귀농 계획서 순서

  1. 작물 수익성 조사
  2. 필요 면적 계산
  3. 농기구 장비 목록
  4. 예상 매출 계산

체험 후 귀농 계획서 순서

  1. 주거 환경 검토
  2. 지역 사람들과의 관계
  3. 생활 편의시설 접근성
  4. 수익 창출 방안
  5. 내 적응 가능성 평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귀농은 '농사'가 아니라 '살아가는 것' 이라는 점이었다. 체험을 통해 현실이 내가 세운 귀농 기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현실적인 귀농 기준으로 재정립

"귀농까지 가지 말고, 기본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부터 검토해보자"

1. 주거 환경 : 막연한 전원주택이 아닌 '실제 거주 가능한 조건' 확인이 우선이었다. 체험 중 머물렀던 집은 겉보기에는 아름다웠지만, 겨울철 난방비가 월 30만원을 넘어갔고, 봄철에는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겨 건강을 해쳤다. 수도관이 얼어 터지는 일도 두 번이나 겪었다.

  • 단열 상태와 난방 효율성 확인
  • 겨울철 생활 가능성 실제 체험
  • 보일러 교체, 지붕 수리 등 예상 유지비용 산정
  • 수도 , 전기, 가스 등 기본 인프라 상태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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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생활 편의성 : 도시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편의시설들이 시골에서는 사치품이었다. 가장 가까운 병원까지 차로 20분, 응급실이 있는 종합병원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밤늦게 갑자기 아플 때의 불안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 자동차 필수 여부와 대중교통 접근성
  • 병원, 학교, 마트 등 필수 시설과의 거리
  • 인터넷, 택배 등 현대적 편의시설 이용 가능성
  • 은행, 우체국 등 금융 서비스 접근성
  • 주유소, 정비소 등 자동차 관련 시설 위치

3. 농사 현실성 : 책에서 본 것과 실제는 천지차이였다. 블루베리 농장이 수익성이 좋다고 해서 관심을 가졌지만, 실제로는 초기 투자비용이 엄청났고, 수확까지 3년을 기다려야 했다. 더군다나 토양 조건이 맞지 않아 pH 조절부터 시작해야 했다.

  • 작물 수익성보다는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농사 규모
  • 기후와 토양 조건에 맞는 현실적 작물 선택
  • 농사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도 가능한 작물 위주로 선택
  • 판로 확보의 어려움과 마케팅 현실
  • 농약, 비료 등 농자재 비용과 구입 경로

4. 인간관계 : 가장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표면적으로는 친절했지만, 진짜 속마음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토지 구입 과정에서 몇 번의 속임을 당할 뻔했고, 농사 방법에 대한 조언도 때로는 잘못된 정보였다.

  • 지역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지에 대한 감정적 판단
  • 마을 이장이나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형성
  • 세대 갈등과 외지인에 대한 선입견 극복
  • 마을 회의나 공동 작업 참여 의무사항 파악
  • 이웃 간 갈등 해결 방식과 관습 이해

 

지역 선택 기준의 변화

체험 전: 도시 접근성 중심

체험 후: 자연 친화적 지역 중심

  • 경기도 등 도시 근교 지역 선호
  • 땅값과 교통편의성이 주요 기준
  • 주말농장 형태의 가벼운 농사 생각
  • 전라북도 완주, 진안 같은 자연 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관심 이동
  • 효율적인 농업 지원 시스템을 갖춘 지역 우선 고려
  • 소규모 귀농에 적합한 지역의 재배 환경 분석
  • 귀농인 정착 지원 프로그램이 활발한 지역 선택
  • 선배 귀농인들의 성공 사례가 많은 지역 우선 검토

 

체험 후 업데이트한 귀농 지역 선택 체크리스트

1. 교육 및 지원 시설

  • 농업기술센터, 귀농인 지원 프로그램 유무
  • 주변 선배 귀농인들의 멘토링 가능성
  • 농업 관련 교육 프로그램 정기 개최 여부
  • 청년 농업인 육성 정책 및 지원금 혜택
  • 농기계 임대 서비스나 공동 이용 시설 존재

2. 지역 공동체 분위기

  • 외지인에 대한 주민들의 '환영 정도' 파악
  • 마을 행사 참여 가능성과 소통 문화
  • 연령대별 인구 분포와 젊은 층 정착 현황
  • 마을 발전 계획과 미래 비전 공유 정도
  • 갈등 해결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의 민주성

3. 시골 생활의 현실적 어려움

  • 도시에서는 보이지 않는 '시골만의 불편함' 미리 체험
  • 겨울철 난방, 여름철 해충 등 계절별 생활 조건
  • 상하수도 시설 상태와 정화조 관리 필요성
  • 쓰레기 처리 방법과 분리수거 시스템
  • 택배 배송 범위와 배송 시간 제약
  • 각종 벌레, 야생동물 출몰에 대한 대비책

4. 건강과 안전

  • 응급상황 시 병원 접근성
  • 개인 건강 상태를 고려한 거주 환경 적합성
  • 119 구급차 출동 시간과 헬기 이송 가능성
  • 약국 접근성과 처방전 조제 가능 여부
  • 보안 시설과 방범 시스템 현황

5. 장기적 정착 가능성

  • 단순 체험이 아닌 '10년 후'를 고려한 지속 가능성 검토
  • 자녀 교육 환경과 진학 가능성
  • 노후 대비 의료 시설과 돌봄 서비스
  • 지역 경제 활성화 정도와 발전 가능성
  •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환경 변화 대응 능력

 

현재 진행 중인 나의 귀농 준비 과정

계획의 변화

이제는 '꿈꾸기'는 모두 그만두고, '가능한 귀농'을 '잘할 수 있는 한 가지'로 만들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복합 영농, 체험농장, 농가민박을 동시에 운영하는 거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은 한 가지 작물로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 '큰 성공'과 '완벽한 계획'보다는 '현실성'과 '지속성'을 기준으로 목표 설정
  • 5년 단위의 단계적 목표 설정으로 변경
  • 실패했을 때의 플랜 B도 미리 준비
  • 도시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여지도 남겨두기

새로운 접근 방식

"체험 이후 계획을 다시 세워보자"

귀농은 책상 위에서 세운 계획이 아닌, 내 경험에 따라 쌓인 체험의 결과를 종합해 설계하는 '삶의 선택'이다.

완벽한 귀농 계획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 귀농을 정의하는 목적'을 더 명확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 귀농을 고민하는 분들께 드리는 조언

막연한 상상으로 귀농을 결정하지 마세요. 먼저 '살아보기' 체험을 통해 현실을 마주해보세요. 그 경험이 여러분의 귀농 계획을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귀농은 도시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