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기' 후, 귀농 계획이 완전히 바뀐 이유
귀농을 고민하기 시작할 때는, 막연한 상상만 가득했다. 인터넷에서 본 아름다운 전원주택, 수익성 좋다는 작물들, 그리고 도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로맨틱한 삶. 하지만 '백지' 같던 귀농 계획서는 '살아보기' 체험 후 내 마음속 '현실적으로 가능한 귀농'으로 정렬되었다. 그것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였다.
귀농을 고민하기 시작할 때는, 막연한 상상만 가득했다. 그러나 '백지' 같던 귀농 계획서는 '살아보기' 체험 후 내 마음속 '현실적으로 가능한 귀농'으로 정렬되었다. 그것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였다.
가장 큰 변화: '하고 싶은 것'에서 '할 수 있는 것'으로
체험 전 귀농 계획서 순서
- 작물 수익성 조사
- 필요 면적 계산
- 농기구 장비 목록
- 예상 매출 계산
체험 후 귀농 계획서 순서
- 주거 환경 검토
- 지역 사람들과의 관계
- 생활 편의시설 접근성
- 수익 창출 방안
- 내 적응 가능성 평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귀농은 '농사'가 아니라 '살아가는 것' 이라는 점이었다. 체험을 통해 현실이 내가 세운 귀농 기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현실적인 귀농 기준으로 재정립
"귀농까지 가지 말고, 기본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부터 검토해보자"
1. 주거 환경 : 막연한 전원주택이 아닌 '실제 거주 가능한 조건' 확인이 우선이었다. 체험 중 머물렀던 집은 겉보기에는 아름다웠지만, 겨울철 난방비가 월 30만원을 넘어갔고, 봄철에는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겨 건강을 해쳤다. 수도관이 얼어 터지는 일도 두 번이나 겪었다.
- 단열 상태와 난방 효율성 확인
- 겨울철 생활 가능성 실제 체험
- 보일러 교체, 지붕 수리 등 예상 유지비용 산정
- 수도 , 전기, 가스 등 기본 인프라 상태 점검
2. 생활 편의성 : 도시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편의시설들이 시골에서는 사치품이었다. 가장 가까운 병원까지 차로 20분, 응급실이 있는 종합병원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밤늦게 갑자기 아플 때의 불안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 자동차 필수 여부와 대중교통 접근성
- 병원, 학교, 마트 등 필수 시설과의 거리
- 인터넷, 택배 등 현대적 편의시설 이용 가능성
- 은행, 우체국 등 금융 서비스 접근성
- 주유소, 정비소 등 자동차 관련 시설 위치
3. 농사 현실성 : 책에서 본 것과 실제는 천지차이였다. 블루베리 농장이 수익성이 좋다고 해서 관심을 가졌지만, 실제로는 초기 투자비용이 엄청났고, 수확까지 3년을 기다려야 했다. 더군다나 토양 조건이 맞지 않아 pH 조절부터 시작해야 했다.
- 작물 수익성보다는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농사 규모
- 기후와 토양 조건에 맞는 현실적 작물 선택
- 농사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자도 가능한 작물 위주로 선택
- 판로 확보의 어려움과 마케팅 현실
- 농약, 비료 등 농자재 비용과 구입 경로
4. 인간관계 : 가장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표면적으로는 친절했지만, 진짜 속마음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토지 구입 과정에서 몇 번의 속임을 당할 뻔했고, 농사 방법에 대한 조언도 때로는 잘못된 정보였다.
- 지역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지에 대한 감정적 판단
- 마을 이장이나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 형성
- 세대 갈등과 외지인에 대한 선입견 극복
- 마을 회의나 공동 작업 참여 의무사항 파악
- 이웃 간 갈등 해결 방식과 관습 이해
지역 선택 기준의 변화
체험 전: 도시 접근성 중심 |
체험 후: 자연 친화적 지역 중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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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후 업데이트한 귀농 지역 선택 체크리스트
1. 교육 및 지원 시설
- 농업기술센터, 귀농인 지원 프로그램 유무
- 주변 선배 귀농인들의 멘토링 가능성
- 농업 관련 교육 프로그램 정기 개최 여부
- 청년 농업인 육성 정책 및 지원금 혜택
- 농기계 임대 서비스나 공동 이용 시설 존재
2. 지역 공동체 분위기
- 외지인에 대한 주민들의 '환영 정도' 파악
- 마을 행사 참여 가능성과 소통 문화
- 연령대별 인구 분포와 젊은 층 정착 현황
- 마을 발전 계획과 미래 비전 공유 정도
- 갈등 해결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의 민주성
3. 시골 생활의 현실적 어려움
- 도시에서는 보이지 않는 '시골만의 불편함' 미리 체험
- 겨울철 난방, 여름철 해충 등 계절별 생활 조건
- 상하수도 시설 상태와 정화조 관리 필요성
- 쓰레기 처리 방법과 분리수거 시스템
- 택배 배송 범위와 배송 시간 제약
- 각종 벌레, 야생동물 출몰에 대한 대비책
4. 건강과 안전
- 응급상황 시 병원 접근성
- 개인 건강 상태를 고려한 거주 환경 적합성
- 119 구급차 출동 시간과 헬기 이송 가능성
- 약국 접근성과 처방전 조제 가능 여부
- 보안 시설과 방범 시스템 현황
5. 장기적 정착 가능성
- 단순 체험이 아닌 '10년 후'를 고려한 지속 가능성 검토
- 자녀 교육 환경과 진학 가능성
- 노후 대비 의료 시설과 돌봄 서비스
- 지역 경제 활성화 정도와 발전 가능성
-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환경 변화 대응 능력
현재 진행 중인 나의 귀농 준비 과정
계획의 변화
이제는 '꿈꾸기'는 모두 그만두고, '가능한 귀농'을 '잘할 수 있는 한 가지'로 만들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복합 영농, 체험농장, 농가민박을 동시에 운영하는 거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은 한 가지 작물로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 '큰 성공'과 '완벽한 계획'보다는 '현실성'과 '지속성'을 기준으로 목표 설정
- 5년 단위의 단계적 목표 설정으로 변경
- 실패했을 때의 플랜 B도 미리 준비
- 도시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여지도 남겨두기
새로운 접근 방식
"체험 이후 계획을 다시 세워보자"
귀농은 책상 위에서 세운 계획이 아닌, 내 경험에 따라 쌓인 체험의 결과를 종합해 설계하는 '삶의 선택'이다.
완벽한 귀농 계획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 귀농을 정의하는 목적'을 더 명확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 귀농을 고민하는 분들께 드리는 조언
막연한 상상으로 귀농을 결정하지 마세요. 먼저 '살아보기' 체험을 통해 현실을 마주해보세요. 그 경험이 여러분의 귀농 계획을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귀농은 도시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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