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귀촌

[청년 귀농 실천 가이드 #32] "매일 불안해요. 귀농이 맞는 선택일까, 스스로에게 묻는 날들"

윤복E 2025. 7. 7. 14:16

예비 귀농인의 솔직한 마음

귀농이 맞는 선택일까, 스스로에게 묻는 날들

귀농을 준비하면서 가장 자주 하는 일 중 하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하루에도 열두 번, 아니 그보다 더 자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선택이 맞는 걸까?” “너무 성급했던 건 아닐까?”

농지 정보를 찾아보다가도, 자격증 공부를 하다가도, 귀농 콘텐츠를 기록하다가도 문득 멍해지는 순간이 온다. 머리로는 ‘이 길이 맞다’고 정리했는데, 마음은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느낌. 이 글은 그런 불안한 날들에 대해, 예비 귀농인의 시점에서 솔직하게 적어본 고백이자 기록이다.

정보는 많을수록 마음이 복잡해지는 이유

귀농은 생각보다 정보가 많다. 유튜브를 켜도, 블로그를 검색해도, 각종 박람회나 교육이 넘쳐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정보가 쌓일수록 마음은 더 복잡해진다. ‘내가 이 많은 걸 다 해낼 수 있을까?’ ‘남들은 다 해낸다는데 왜 나는 이렇게 두려울까?’

 

특히, 나처럼 도시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에게 시골은 여전히 낯선 공간이다. 흙, 작물, 이웃, 마을회관, 공동체, 땀의 무게. 단지 공간의 변화가 아니라 삶 전체의 방식이 바뀌는 일이기에,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가끔은 SNS를 보고 더 흔들릴 때도 있다. 이미 정착한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 예쁜 농가주택, 풍성한 수확 사진을 보면 “나는 언제쯤?”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들에게는 나와 다른 용기와 능력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위축되기도 한다.

 

불안에 익숙해지는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시작한 건, 내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는 연습이었다. “오늘은 자신이 없다”, “나 정말 불안하다”고 말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되었다. 처음엔 혼잣말로, 나중엔 귀농 커뮤니티에서 같은 고민을 나누는 이들과 나눴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예비 귀농인들이 같은 감정을 겪고 있었다.

 

두 번째로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었다. 매일 아침 커피 한 잔과 함께 농업 뉴스 10분 읽기, 일주일에 한 번 귀농 계획서 업데이트, 주말마다 관련 책 1장씩 읽기. 이 작은 행동들이 마음의 중심을 잡아줬다.

누가 읽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다만 쓰고 나면, 마음 한 구석이 조금은 단단해졌다.

 

세 번째로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기였다. 나는 블로그에 귀농 준비 과정을 기록하고, 지금 이 글처럼 감정을 써 내려갔다. 글은 스스로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미래의 나를 위한 기록이었다. 누가 읽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다만 쓰고 나면, 마음 한 구석이 조금은 단단해졌다.

 

나를 붙잡아 준 한마디들

귀농 선배, 커뮤니티 동료, 책 속 문장들. 그 말들 중 일부는 내 마음에 오래 머물렀다.

  •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는 사람뿐이에요.”
  • “성공보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태도예요.”
  • “잘 살기 위해 가는 게 아니라, 나답게 살기 위해 가는 거죠.”

이 말들은 위로를 넘어 나침반이 됐다. 나는 지금 단 한 걸음을 내딛는 중이지만, 그 방향이 ‘나다운 삶’이라면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게 됐다.

불안을 다루는 예비 귀농 루틴 팁

  1. 기록 루틴 만들기 : 매주 1회, 준비 상황이나 고민을 글로 남기기 (블로그, 노트, 음성 일기 등)
  2. 체험 루틴 실행하기 : 분기별 1회 이상 체험 프로그램 참가하기 (귀농귀촌센터, 지자체, 로컬 네트워크 등)
  3. 질문 루틴 시도하기 : 선배 귀농인에게 매월 1가지 질문하기 (전화, 인터뷰, 메일 등)
  4. 쉼 루틴 만들기 : 매일 10분, 산책이나 자연 관찰, 휴식 시간을 일부러 확보하기

이 루틴들은 단순하지만, 스스로를 붙잡기 위한 안전장치 역할을 해주었다.

귀농을 준비하면서


나는 지금, 불안과 함께 걷고 있습니다

귀농이란 단어는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다. 그 안에는 고민, 불확실성, 때론 후회가 함께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준비를 멈추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나 자신이 내 선택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감은 새로운 도전을 앞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이는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금, 땅이 아니라 나 자신을 가꾸고 있다. 귀농은 그 시작점일 뿐이며, 오늘도 불안을 품은 채 다음 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귀농 준비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과 고민들이 결코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방식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