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귀촌

[청년 귀농 실전 가이드 #21] 예비 귀농인을 위한 무농약 채소 재배 입문기

윤복E 2025. 7. 3. 13:19

텃밭에서 시작한다면?

귀농을 준비하는 요즘, 가장 먼저 떠오른 고민 중 하나는 “과연 나는 어떤 작물을 키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농사를 지어본 경험은 없지만, 어릴 적 시골에서 할아버지가 농사짓는 모습을 보고 자란 기억 때문인지, 흙냄새나 초록빛 밭 풍경은 낯설지 않았다. 다만, ‘실제로 내가 해본 적은 없다’는 점에서 막막함이 컸다.

그래서 나는 먼저 소규모 텃밭을 가정한 작물부터 조사해 보기로 했다. 실제 귀농을 하게 되면 바로 대규모 농업을 시작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무농약 채소 재배처럼 규모가 작고, 비교적 관리가 쉬운 품목부터 접근해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농약 채소 재배 입문기

왜 무농약 채소인가?

귀농을 준비하며 자주 보게 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친환경’, ‘유기농’, ‘무농약’이다. 그중에서도 ‘무농약’은 법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가장 접근 가능한 친환경 방식 중 하나다.

 

무농약 재배란?
농약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 사용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재배 방식이다.

유기농보다는 인증 기준이 낮지만, 일반 농산물보다는 확실히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무농약 채소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 증가)
  • 소규모 재배로도 충분한 수익 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
  • 유통처(로컬푸드 직매장, 꾸러미 서비스, 스마트스토어 등) 확보가 가능하다

이러한 요소들은 아직 기반이 없는 예비 귀농인에게 특히 중요한 포인트였다.
초기에는 많은 자본 없이도 시작할 수 있고, 브랜딩과 마케팅으로 가치를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초보자가 도전하기 좋은 무농약 채소 TOP 5

나는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다음과 같은 채소들이 초보자에게 추천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채소 장점 유의할 점
상추 생육 빠름, 수확 주기 짧음 여름철 고온기 관리 주의
쌈채소(청경채, 적근대 등) 다양성 활용 가능 병충해 방지 필요
열무 김치용 수요 꾸준 수확 타이밍 중요
부추 반영구적 수확 가능 초기 활착에 주의
방울토마토 시장성 뛰어남 지지대 설치, 병해 방지 필요
 

특히 상추는 수확 후 판매까지의 시간이 짧아 ‘직거래’, ‘꾸러미’ 등 다양한 판매 방식에 적합하다고 한다.
초보 귀농인들이 첫 수익을 맛보기에 비교적 유리한 작물로 손꼽힌다.

 

 

예비 귀농인의 텃밭 시뮬레이션

나는 아직 농지를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텃밭 운영을 할 수는 없지만, 가상의 텃밭 운영계획을 세워보며 감을 익히고 있다.
예: 100㎡ 텃밭 기준으로 계절별 작물을 달리하거나, 이모작 계획을 세워보는 식이다.

예상 수익까지 시뮬레이션 해보면 다음과 같다:

  • 상추 100㎡ 기준 연 5회 재배 → 회당 수확량 약 50kg
  • 직거래 판매가 3,000원/1kg로 설정 → 회당 150,000원 수익
  • 연간 수익 약 75만 원 (경험 및 효율 향상 시 증가 가능)

예비 귀농인의 텃밭

이러한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현실적인 비용 구조, 노동 투입 시간, 수확 후 처리까지 간접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나중에 실제 귀농 후에 혼란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농약 채소의 판매 전략

예비 창업자로서 중요한 건,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것보다 ‘어떻게 팔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내가 조사한 주요 판매 채널은 다음과 같다:

  1. 로컬푸드 직매장 – 지역 내 신뢰 기반 판매처, 꾸준한 수익 가능
  2. 온라인 스마트스토어 – 블로그/인스타/SNS와 연계하여 개인 브랜드화 가능
  3. 주문형 꾸러미 서비스 –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정기배송 형태로 운영
  4. 마을 공동 판매장/협동조합 – 지역 커뮤니티를 통한 유통 연계
  5. 농산물마켓/전통시장 – 현실적이고 초기 진입 장벽이 낮음

예비 귀농인으로서 내가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는 방식은 SNS 브랜딩 + 스마트스토어 직거래다.
아직 뚜렷한 판매 경험은 없지만,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자신만의 농사 과정을 기록하면서 고객과 신뢰를 쌓고, 동시에 농산물도 함께 판매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걸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했다.

 

 

재배보다 중요한 건 계획

무농약 채소 재배에 대해 조사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면서 느낀 건, 농업은 단순히 땅에 씨앗을 심는 게 아니라, 기획과 운영, 마케팅까지 포함된 복합 창업이라는 점이다.

초기 자금, 노동력, 시간, 기술, 유통 경로 등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한 부분이라도 부족하면 전체가 무너지기 쉽다.

특히 초보 귀농인은 작물을 ‘잘 키우는 것’보다 ‘실패해도 리스크가 적은 모델’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무농약 채소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예비 귀농인을 위한 조언 (내 경험 기반)

  • 직접 작물을 재배하지 못하더라도 계획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매우 도움이 된다.
  • 지역별 직매장, 스마트스토어, SNS 채널 등을 미리 파악해두자.
  • 작물 특성과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하며 나에게 맞는 품종을 찾아야 한다.
  • 귀농 후 바로 대규모 영농을 시작하기보다, 소규모 작물 + 콘텐츠 기반 판매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안정적이다.

 

귀농은 땅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내 방식’을 찾는 것

아직 나는 농지를 구입하지도 않았고, 농사를 시작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차근차근 정보를 정리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며 귀농의 그림을 그려가는 중이다.

무농약 채소는 그런 준비과정에서 내가 구체적인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준 시작점이었다.
귀농을 고민하고 있다면, 실제로 농사를 짓기 전부터 작물 선정, 판매 전략, 수익 시뮬레이션 같은 요소를 하나씩 연습해보길 추천한다.

그게 바로 ‘준비된 귀농인’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