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귀농 실천 가이드 #76] "집은 있는데 살 수 있을까?" 2편: 실무 팁과 주의사항

1편에서 리모델링의 현실과 비용을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실제 공사를 진행할 때 알아야 할 구체적인 주의사항과 실무 팁을 정리해보겠다.
리모델링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
① 현장 점검은 전문가와 함께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건축사나 리모델링 전문가와 동행해야 한다. 물이 새는 흔적, 기초 균열, 곰팡이 등은 필수 점검 사항이다.
점검 체크리스트:
- 기초 부분의 균열이나 침하 흔적
- 지붕과 천장의 누수 흔적 (얼룩, 곰팡이)
- 벽체의 구조적 균열
- 전기 배선의 안전성 (두꺼비집, 배선 상태)
- 급배수관의 녹슴 정도
- 보일러 및 가스 시설의 작동 상태
- 창문, 문틀의 뒤틀림
- 바닥의 처짐이나 삐걱거림
② 슬레이트 지붕은 철거비가 별도
석면이 포함된 슬레이트는 철거 신고 및 지정 업체 철거만 가능하다. 보통 400~800만 원의 별도 철거비가 발생한다.
석면 철거는 법적으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며, 작업자의 안전장비 착용과 비산 방지 조치가 필수다. 무허가 철거 시 최대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③ 설비 공사는 초기에 완료할 것
수도, 전기, 보일러는 전체 공사 중 가장 먼저 해야 한다. 이후 마감 공사 중 문제가 생기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설비 공사 순서:
- 전기 배선 및 두꺼비집 설치
- 급수, 배수 배관 교체
- 가스 배관 및 보일러 설치
- 위 작업 완료 후 벽체 마감 진행
④ 주택 리모델링 지원사업도 활용 가능
농촌 빈집 재생사업, 귀농귀촌인 주거 지원사업 등 지자체별로 상이하다. 읍면 사무소나 귀농지원센터에서 정보 확인이 필수다.
주요 지원사업:
- 농촌 빈집 정비사업: 최대 2,000만원 지원 (지자체별 차이)
- 귀농인 주택 수리비 지원: 500-1,000만원 범위
-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 단열, 창호 교체 시 30-50% 지원
- 농촌 주택 개량사업: 저금리 융자 지원
⑤ 시공업체 선정의 중요성
시골 지역 특성상 신뢰할 만한 시공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 다음 사항을 반드시 확인하자:
업체 선정 기준:
- 농촌 주택 리모델링 경험이 풍부한 업체
- 해당 지역에서 최소 5년 이상 영업한 업체
- 하자보수 약정서 작성 가능한 업체
- 공사 중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업체
계약 시 주의사항:
- 공사 범위와 자재 규격을 구체적으로 명시
- 공사 기간과 단계별 진행 일정 확정
- 추가 공사 발생 시 사전 협의 절차 명시
- 하자보수 기간과 범위를 계약서에 포함
내가 실제 조사하며 얻은 실무 팁
작은 집 리모델링의 함정
공간이 협소하면 공사 동선도 제한되고, 기능적으로도 비효율적이다. 특히 20평 이하의 소형 주택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 중장비 진입 불가로 인한 수작업 증가 → 인건비 상승
- 자재 보관 공간 부족 → 여러 차례 나누어 반입해야 함
- 화장실, 주방 등 핵심 시설의 임시 이설 비용 추가
- 구조 변경 없이는 현대적 생활패턴에 맞추기 어려움
계절별 공사 일정 관리
전체 공사 일정은 최소 2~3개월을 예상하되, 계절적 요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최적의 공사 시기: 3-5월, 9-11월
- 날씨가 안정적이고 습도가 낮아 마감 공사에 유리
- 농번기를 피해 인력 수급이 원활함
피해야 할 시기: 장마철(6-8월), 한겨울(12-2월)
- 장마철: 외부 공사 지연, 습기로 인한 마감재 변형
- 한겨울: 시멘트 경화 불량, 배관 동파 위험
단계별 입주 전략
모든 공사를 한 번에 마치려 하지 말고 단계별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단계 (기본 거주 가능): 전기, 수도, 난방, 화장실만 우선 완공
2단계 (생활 편의 개선): 주방, 창호, 단열 공사
3단계 (마감 및 미관): 도배, 장판, 외부 정비
이렇게 하면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실제 거주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 더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수도권 근교 vs 원거리 농촌 지역별 비용 차이와 특성
생각보다 지역별로 비용이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수도권과 농촌을 비교했을때 소위 말하는 단가 차이가 많이 났다.
수도권 근교 (경기, 충청 일부):
- 인건비가 20-30% 높음
- 자재 운반비는 상대적으로 저렴
- 시공업체 선택의 폭이 넓음
- 각종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움
원거리 농촌 (강원, 경북, 전남북 등):
- 인건비는 저렴하지만 숙련된 인력 부족
- 자재 운반비와 출장비 추가
- 현지 업체 의존도가 높음
- 인허가는 상대적으로 간소함
지자체별 지원사업 활용 전략
각 지자체마다 귀농귀촌 지원정책이 다르므로 이전 전에 반드시 확인하자:
체크 포인트:
- 전입 전 vs 후 지원조건 차이
- 최소 거주 의무 기간
- 지원금 지급 방식 (선지급 vs 정산 지급)
- 타 지원사업과의 중복 수혜 가능 여부
귀농 주택 리모델링은 단순한 '수리'가 아니라, '생활 환경을 재설계하는 과정'이다. 나에게 필요한 기능, 동선, 거주 스타일을 미리 구상한 후,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실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지원금, 예산, 일정, 구조 모든 요소가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살 수 있는 집'이 된다. 귀농은 인생의 새로운 시작인 만큼, 든든한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신중하고 꼼꼼하게 접근하기를 권한다.